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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비둘기피해] <대전일보>평화의 상징’ 비둘기 ‘도심 천덕꾸러기’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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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상징’ 비둘기 ‘도심 천덕꾸러기’ 전락

[대전일보 2007-04-12 23:33] 


대전 중구 유천동에 사는 신모씨(28)는 얼마 전 여자 친구와 유등천변을 걷다 비둘기 때문에 인상을 찌푸렸다. 온갖 때가 묻은 비둘기 떼가 산책로를 점령하고 있는데다 사람이 지나가도 도망가기는 커녕 오히려 발 주위로 모여들어 깜짝 놀랐기 때문이다.
황모씨(63·여·중구 부사동)도 비둘기로 인한 피해자. 황씨는 “보문산에 서식하는 비둘기가 인근 주택까지 내려와 배설물과 깃털을 날리고 다녀 밖에 빨래도 널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황씨는 “비둘기가 조류독감 등 병원균을 옮길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창문도 열지 못하는 등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신씨와 황씨처럼 대전 시내 곳곳에 서식하는 비둘기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아파트 주변이나 천변, 공원, 산책로, 등산로 등 먹을 것이 있는 곳이면 비둘기가 우글거리면서 불쾌감을 줘 ‘평화의 상징’이 아니라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다.

한동안 비둘기에게 모이를 줘 ‘비둘기 아저씨’로 통했던 대전 서구 내동 A아파트 경비원 최모씨(56)는 요즘은 이를 그만뒀다. 얼마 전 아파트 주민들이 “비둘기가 시도 때도 없이 베란다와 자동차에 배설물을 떨어뜨린다”며 항의해 왔기 때문이다.

비둘기로 인한 피해는 배설물이나 깃털로 인한 ‘눈에 보이는 것’보다 오히려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간사는 “아직 비둘기 피해에 대한 전문적인 조사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배설물과 깃털이 인체에 피해를 주는 것은 확실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반면 비둘기로 인한 피해가 이미 10여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당국의 조치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시민들의 한결같은 불만이다. 대전시에서는 대책마련은 뒷전인 채 부서간 미루기에 급급하다.

대전시 관계자는 “도심 속에 비둘기가 많이 날아다니면서 지저분하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다”면서 “비둘기는 야생동물만을 취급하는 환경정책과 업무도 아니고 축산물을 취급하는 농정유통과 업무도 아니어서 대책마련이 어렵다”고 해명했다.<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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